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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이혼 방법은 크게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으로 나뉜다. 민법 제840조에 규정되어 있는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해야만 이혼을 진행할 수 있는 재판상 이혼과 달리 협의이혼은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어떠한 사유로든 이혼을 진행할 수 있어 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재산분할이나 양육권 등 이혼 조건에 대해서도 부부가 미리 원하는 대로 합의하여 이혼을 진행할 수 있으며 법원이 개입하지 않고 관할 가정법원에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를 비롯해 몇 가지 서류만 제출하면 이혼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협의이혼을 진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번거롭고 기나긴 여정이 될 수 있다. 우선 협의이혼을 희망하는 부부는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 1통과 부부 각자의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각 1통을 준비해야 한다.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자녀의 양육 및 친권자결정에 관한 협의서 1통과 사본 2통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법원에서는 당사자의 이혼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특정 기일을 정해 당사자에게 통보하는데, 이 날 부부는 반드시 자신의 신분증과 도장을 지참하고 법원에 출석해야 한다.
 

둘 중 한 사람이라도 확인기일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한 번 더 출석기일을 정해 기회를 부여하지만, 두번째 확인기일에도 출석하지 않는다면 확인신청을 취하한 것으로 보아 협의이혼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된다. 단, 부부 중 일방이 외국에 있거나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면 혼자서만 출석하여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또한 협의이혼을 할 때에는 ‘숙려기간’을 보내야 한다. 당사자의 이혼 의사가 정말 확고한 지 시간을 두고 확인해보는 것이다. 자녀가 없거나 성년인 자녀만 둔 경우에는 1개월의 숙려기간을, 미성년 자녀를 둔 경우라면 3개월 간의 숙려기간을 지내야 한다. 이 기간이 지난 후에는 가정법원으로부터 이혼의사의 확인을 받을 수 있다.
 

이혼의사확인서등본을 교부받은 당사자는 3개월 내에 혼자 또는 상대방과 함께 등록기준(본적)지 또는 주소지 관할 시(구)·읍·면사무소에 확인서등본을 첨부하여 이혼신고를 하면 된다. 하지만 이혼의사확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혼할 의사가 사라졌다면 이혼신고를 아예 하지 않거나 상대방의 이혼신고서보다 먼저 이혼의사철회서를 제출, 접수함으로써 이혼을 철회할 수 있다.
 

법무법인YK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이혼전문변호사 강예리 변호사는 “’숙려기간’ 제도만 보아도 알 수 있듯 협의이혼 제도는 이혼에 대한 당사자들의 의사를 몇 번이나 확인하고 이혼을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서로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갈등을 봉합하여 가정을 지켜 나가기 위한 기회를 준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당장 이혼을 신속하게 진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거추장스럽고 복잡한 절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이혼 절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다 진행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마음을 바꾼다면 이혼의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워 결국 재판상 이혼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낭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뒤늦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재산분할이나 양육권과 같은 이혼 조건은 물론 이혼 의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를 충분히 숙고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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