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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강제추행, 처벌의 기준이 되는 ‘추행’의 범위는?
군인강제추행은 현역 복무중인 군인이 군인을 상대로 저지르는 성범죄다. 군형법에 따르면 현역에 복무 중인 장교나 준사관, 부사관, 병과 군무원 등이 군인 등을 상대로 폭행과 협박을 이용해 추행할 때 군인강제추행이 성립한다. 형법상 강제추행보다 비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된다.
군인강제추행이 인정되려면 ‘군인’이라는 신분적 요건과 더불어 ‘강제’라는 수단과 ‘추행’이 각각 성립해야 한다. 강제성 여부는 폭행이나 협박을 사용하여 피해자의 저항을 억압했는가 여부에 따라 판단하는데 오늘 날 판례는 폭행의 범위를 점점 더 폭넓게 해석하고 있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하고 강제성을 인정한다.
폭행과 추행이 별도로 존재할 필요도 없으며 순식간에 추행이 발생하여 피해자가 저항할 틈조차 없는 ‘기습추행’의 경우에는 추행 그 자체를 폭행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군인강제추행에서 말하는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며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흔히 엉덩이나 가슴처럼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를 만졌을 때에만 추행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시대의 성적 도덕 관념과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두 사람 사이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객관적 상황 등을 고려해 추행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신체 부위만으로 판단해선 안된다.
실제로 대법원은 여성 부사관의 팔을 잡아 끌며 업히라고 재촉하여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에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기도 했다. 사건 당시 A씨는 피해자의 양손을 잡아 끌어 자기 어깨 위에 올리고 그로부터 한달이 지난 후, 산림욕장에서 피해자에게 물 속으로 들어오라며 거절하는 피해자를 갑자기 안아 들어올리는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
1심 법원에서는 A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는 추행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여성에 대한 추행에서 신체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A가 부하인 피해자에게 업힐 것을 요구하거나 물속으로 들어올 것을 요구하며 피해자의 신체를 접촉하는 행위는 그 행위 태양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법무법인YK 김현수 군판사출신변호사는 “군인강제추행은 주로 상급자가 하급자를 상대로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데, 상사의 지위만으로도 피해자가 위압감을 느끼기 때문에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이 점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손등을 만지거나 어깨를 감싸는 등, 일반적으로 성추행이라 생각하지 않는 행위라 하더라도 여러 요건을 따져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강제추행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