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법률사무소 디스커버리센터 더 셜록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업무상 임무에 반해 타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자기나 제3자가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면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범죄이며 대중매체를 통해 사건이 보도되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혐의이다. 업무상배임죄는 업무상 신뢰 관계를 저버리고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단순 배임죄에 비해 매우 큰 편이며, 처벌 또한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겁다.

하지만 업무상배임죄의 구성요건이 추상적인 탓에 이와 관련한 법률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각각의 요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거나 오리무중(五里霧中) 상태에 빠지기 쉽다.

업무상배임죄 해결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대법원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은 버스운송회사 대표 A씨가 업무상배임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1월경 금융기관으로부터 4천만원을 대출 받으면서 지입차주의 허락을 얻지 않고 버스에 저당권을 설정했다. 이후로도 총 3회에 걸쳐 버스에 저당권을 설정하며 1억800만원의 대출을 받아 결국 업무상배임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1심에서는 A씨의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지입계약이 체결되면 차량의 대내외적 소유권이 지입회사에게 있기 때문에 차량에 처분 행위를 했다 해도 곧바로 형사책임을 져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지입계약서에 지입차량의 소유권을 차주에게 남기거나 저당권 설정 등 처분행위를 하지 않도록 약정했다면 다른 판단이 가능할 수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계약서 자체가 따로 작성된 적이 없어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여야 하는데 A씨가 각 버스의 소유권등록명의를 신탁하며 차량을 유지하는 사무를 위임하여 처리한 만큼 이러한 구성요건을 충분히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YK 기업법무그룹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지식재산권법전문변호사 김동섭변호사는 “법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재판부조차 하나의 사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정도로 업무상배임죄는 해결이 까다로운 범죄다. 행위자의 신분적 요건 외에도 불법영득의 의사, 손해 발생 가능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하므로 사건의 세부 요소를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www.bizw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