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YK 의료센터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

의료진이 산모에 무통주사 약물을 주입한 후 경과관찰을 소홀히 해 출산과정에서 태아가 사망했을 경우 병원측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판사 이지현)은 김모씨가 서울 A산부인과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2013년 6월 산모 김씨는 임신 39주 무렵에 병원을 내원해 진찰을 받은 결과 자궁문이 열려 있어 A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입원 당일 양수가 파열됐고 병원은 무통주사 약물을 주입했다. 자궁문이 6cm 열린 상태에서 의사 이씨는 간호사에 다시 무통주사 약물을 주입할 것을 지시하고 퇴근했다.

간호사는 자궁문이 6-7cm 열리고, 태아 심박동수가 127회인 상태에서 0.5%의 부피 바카인과 생리식염수를 섞어 무통주사 약물을 주입했다.

병원 의료진은 2차 무통주사 약물을 주입한 이후, 김씨의 수액 공급 및 혈압을 테크하거나, 태아 심박동 상태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았다.

자궁문이 7cm 정도 열렸을 때 태아 심박동 수가 분당 50-58회로 태아에게 태아곤란증의 소견이 보여, 의료진은 5%의 포도당 생리식염수 수액 및 산소 7리터 공급하고 체위 변경을 한 후, 태아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태아 심박동 수가 분당 68-70회인 시점에 간호사는 다른 당직 의사에게 보고했다.

당직의사는 초음파 체크 후, 태아곤란증으로 진단하고 제왕절개수술 결정했으며, 태아 심박동수가 분당 50회 이하인 상태에서 마취가 시행됐는데, 태아는 결국 3.015kg 의 남아로 사산된 상태로 분만됐다.

산모는 의료진의 과실로 태아가 사산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병원측은 태아곤란증을 진단하고 20분 후 바로 제왕절개수술을 시작했으므로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무통주사의 경우 저혈압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충분한 수액 공급및 혈압 체크를 하고, 태아 심박동수를 면밀히 관찰해야 하나, 의료진은 2차 무통주사 약물을 주입하기 전, 후로 충분한 수액 공급 및 혈압 측정을 하지 않았고 약물 주입 후 30분 동안 태아 심박동의 상태를 관찰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태아는 태아곤란증으로 결국 사산됐으며, 2차 무통주사가 태아곤란증을 유발했을 사능성이 있다"며 "태아가 응급 분만이 필요한 태아곤란증 상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태아곤란증에 대한 진단 및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지연한 과실이 있어 병원측은 산모와 배우자에게 총 6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jjnwin93@mdtoday.co.kr)